벼루 이야기

     

    명 심계손 묵법집요 試硏.

     

    먹을 서서히 상하로 곧게 갈면

    자연 거품이 없고 맑다

    만약 급급히 가로 세로 어지러히 갈면

    자연 거품이 생기고 때가 낀다

    좋은 먹은 갈면

    무소뿔을 가는 것 같고

    나쁜먹은 갈면

    진흙 가는 것 같으니

     

    이양빙이 이르길

    "쓸땐 바로 갈고 멈춰 오래두지 마라

    오래면 진애가 서로 섞이고 아교 힘이 빠져 없어져
    진흙 같아 下筆을 받지 못한다"

     

    먹색은 자광을 위로하고

    흑광을 다음하며 청광은 또 다음이고

    백광을 아래로 한다

     

    광택과 색은 한쪽을 폐 할수 없는 것이니

    오래도 변하지 않는 것이 귀함이 된다

    오직 아교광을 꺼리니 취하지 않는다

     

    옛 먹에 흔히 색은 있되

    무광한 것이 있음은

    대개 증 습기로 인해 패한 것이니 좋은 것이 아니다

    그 좋은 것은 어두우며 뜬빛이 없고

    밝으면서 곱고 윤택하며 젖어 빠짐이 없다

    이를 일러 (자광)紫光이라 하니 먹의 절품이다

     

    먹으로 먹을 시험하는 것이

    종이로 먹을 시험하는 것만 못하다

    혹 벼루로 시험코 혹 손톱으로 시험하나

    다 좋지 않으니

     

    소동파가 이르길

    세인이 먹을 논할 때 흔히 그 검은 것을 귀히 여기나

    그 광택을 취하지 않으니

    광택이면서 검지 않으면 실로 버린 물건이고

    만약 검으면서 광택이 없으면

    삭연히 신채가 없는 것이니

    역시 또 쓸데가 없다

    하여금

    그 빛이 맑으며 뜨지 않고 맑고 담담 하기가

    어린애의 눈동자 같이 해야 아름다움이 된다

    장마철에 먹을 쓸 때는 갈고 나면 번번히 닦아서

    마르게 해야 습기로 인해 패함을 면한다

     

    무릇 먹을 쓸땐

    모름지기 물을 떨어뜨려 갈아야지(滴水)

    먹으로 연지에 들어 옹수(擁水)해 갈게 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