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 낙관 찍는법◈
     

      어떻게 하면 전각으로 인하여 작품을 돋보이게 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하면 적당한 위치를 찾아 찍는 것도 인격(印格)을 높이게 되는 것이 된다.

      서예작품에서는 본문을 다 쓰고 난 말미가 아니면 행을 달리하여 작가가 표시하고자 하는 곳에 낙관을 하게 된다. 그리고 도장은 이름자나 아호 밑에 음각된 백문의 성명인을 먼저 찍는다. 그 다음에 양각된 주문(朱文)의 아호인을 그 아래에다 찍는 것이 상례이다. 물론 이러한 朱.白의 순서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겸손의 뜻으로 이름 도장을 먼저 찍고, 나중에 雅號印이나 자인(字印) 및 堂號印을 찍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두 개의 도장을 다 찍을 필요는 없다. 때에 따라서는 성명인이나 아호인, 아니면 수결인(手決印), 또는 字印을 하나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작품의 크기가 쓰여진 모양새에 따라 주문, 백문의 도장을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간혹 유인(遊印)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는 작품상 비어있는 공간에 적당한 의미의 도장을 朱白에 관계없이 작가의 판단에 의해 찍게 된다. 많은 이들이 이런 경우를 여백 처리라고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여백이란 남은 자리일 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남은 자리에 도장을 찍는 것이라면 필요 없이 동원되는 도장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작품의 구성상 계획하여 얻는 장소이지 여백처리가 아니다.

      최근에는 전각 그 자체를 감상적 차원의 예술품으로 새기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는 실용성에 바탕을 둔 전각의 본래 목적과는 상반되는 것인데, 전각을 방촌(方寸)의 세계에서 탈피하여 하나의 작품으로 대접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표현이라 생각한다. 이럴 경우 작품을 하고 난 후 글씨를 곁 들이는데 전각 작품에 쓰여진 글씨 또한 격이 높아야 한다. 모처럼 애써 만든 전각 작품이 부연 설명으로 곁들인 문장에서 훌륭한 서사(書寫)가 되지 않는 다면 그만큼 전각 작품의 질도 동시에 격하되는 것이다.

      예술은 기법이나 지식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기법과 지식만의 예술이라면 초기 단계에서는 다소 빛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에 가서는 큰 발전 없이 양적 확대만 이루어질 것이다. 작품이 격이 있고 넓어지려면 모든 사물을 마음의 깊은 눈으로 보아야 하고, 그 깊은 눈에 따라 손이 따라가야 될 것이다.     

     

    참고:전각(김태정 著)